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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 후기

[교환 학생]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 2019-2 후기

  • 작성자

    박지나

  • 등록일

    2020.02.13

  • 조회수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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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박지나
 
0. 시작하며
 
나는 일본의 홋카이도 대학교의 공학부에서 특별청강생(Special Audit Student)으로 2019년 9월 25일부터 한 학기를 보냈다.
 
전공과 관련하여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일본에서는 과연 어떻게 컴퓨터 공학을 접하고 공부하는지가 매우 궁금했고 더 나아가서 장래에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의 취업 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홋카이도 대학교에 교환 학생을 지원하게 되었다.
 
이제 곧 교환 학생 생활은 끝이 나겠지만, 일본의 문화나 일본어가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더불어 일본의 공학대학원에서의 연구 활동은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에, 2020년 4월부터 약 4개월간 홋카이도 대학교 공학부 연구실의 인턴 학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1. 한국에서의 준비 과정
 
(1) 서류 준비
 
나는 홋카이도 대학 공학부의 국제 행정부(International Affairs Office of Engineering)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국제협력본부의 김희선 선생님과 서로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거의 모든 것(입학 허가, 기숙사 선발, 수강 신청 등)을 준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서류를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나는 JLPT나 JPT와 같은 일본어 시험 성적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조금 곤욕을 치렀다. 물론 홋카이도 대학교의 경우에는 지원 자격에 영어 성적만 있으면 된다고 적혀있지만, 그것만 홀랑 믿고 영어 성적만으로 신청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입학 허가를 받는 과정에 있어서 서류를 주고받을 때 어쨌든 본인의 일본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체크하는 서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서류에 내 일본어 실력이 좋지 않다는 (실제로 나는 일본에 오기 2달 전부터 처음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내용을 적었더니, 홋카이도 대학교 측에서는 '일본어 시험 성적이 없다면 나중에 입학 허가를 내리는 데에 있어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라면서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따라서, 나는 추가로 '일본어 학습 계획표'를 일본어로 어렵게 작성해서 제출하였다. 그 서류가 좋은 작용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홋카이도 대학 측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7월 즈음에 받아낼 수 있었다.
 
(2) 기숙사 신청
 
7월 말 즈음에 기숙사 신청 역시 공학부의 국제 행정부에서 메일로 관련 서류를 받아볼 수 있었다. 신청할 수 있는 기숙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거리, 비용, 그리고 시설 등 가지각색이다. 그 서류에 여러 기숙사 중에서도 본인이 선호하는 순서로 적어낼 수 있지만, 그 선호도는 반영이 꼭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기숙사 선발 결과는 9월 초 즈음에 역시 메일로 왔다. 내 경우에는 4번째로 희망했던 기숙사가 당첨되었다.
 
(3) 수강 신청
 
수강 신청은 처음 Application 관련 서류들을 제출할 때, 'Course Registration'이라고 해서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면 어떤 수업들을 들을 것인지 미리 시간표를 짜서 내야 한다. 하지만 이 'Course Registration'은 그저 계획표일 뿐이고, 홋카이도 대학교 역시 OT 기간이 있어서 OT를 들어보고 수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OT 기간이 지나면 주어진 시간표에 수기로 직접 시간표를 적어서 제출하면 (학점 수만 잘 채우면) 대부분 승인을 해주시는 것 같다.
 
홋카이도 대학교 학부에서 진행하는 수업 말고도 Japanese Language Open Course도 따로 신청해서 들을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일본어가 아무래도 부족했기 때문에 Japanese Language Course 수업을 신청해서 들은 것이 일본어 실력 증진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관련 내용은 역시 국제 행정부에서 메일로 친절하게 알려주실 것이다.
 
2. 일본에서의 생활
 
(0) 도착하자마자
 
홋카이도 대학교에서는 다른 나라의 교환 학생들을 위해서 홋카이도 대학교의 학생들을 서포터로 붙여준다. 서포터는 보통 교환 학생이 일본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구약소에 가서 주소 등록을 같이 해주고 통장 개설, 그리고 국민 건강 보험 가입도 함께 해준다. 서포터에 따라서 핸드폰 개통까지 도와주는 서포터도 있다고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내가 혼자 알아서 했다.
 
(1) 기숙사 생활
 
나는 홋카이도 대학교 후시미(Fushimi) 기숙사에서 한 학기 동안 지냈다. 후시미 기숙사는 홋카이도 대학교와 가장 먼 기숙사이기 때문에 통학하는 데에 꽤 어려움을 겪었다. 봄이나 여름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되겠지만, 겨울에는 시덴(전차)과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후시미 기숙사에서 공학부 건물까지는 시덴으로 약 20분, 지하철로 약 10분, 도보로 약 10분 정도 잡아 총 40분 정도가 걸린다. 10월 초까지는 날씨도 선선해서 통학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으나 겨울이 되어 눈이 오기 시작하자마자 아주 곤욕을 치렀다. 다만, 후시미 기숙사는 동네가 매우 조용하고 룸메이트들도 2명이나 있어서 외롭지 않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기숙사 자체 바베큐 파티나 종강 파티 등 모임이 많으므로 다른 나라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다. 또, 후시미 기숙사는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다른 기숙사는 평균 월 30만 원을 내지만, 후시미 기숙사는 월 보통 50만 원 정도를 낸다.
 
 
(2) 학교 생활
 

- 학교 수업
 
학기는 10월 초부터 시작이고 종강은 2월 초이었다. 중간에 12월 말부터 약 2주간 겨울 방학이 있어서 종강이 늦는 것 같다. 학교 수업 분위기 자체는 전반적으로 서울대학교 수업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고 느꼈다. 시험 같은 경우도 교수님마다 다르다. 중간고사만 있는 수업도 있고, 시험 대신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는 수업도 있다. 나는 일본어로 시험을 보는 것이 아무래도 교수님께 미리 말씀드려 양해를 구해 시험지는 일본어로 나오더라도 시험 답안은 대부분 영어로 작성할 수 있게 해주셨다. 수업 관련 공지사항은 교수님들께 수업 시작 전에 알려주시기도 하지만, 아무런 언급 없이 게시판에 종이만 붙어있기도 했다. 따라서, 수업을 듣는 건물에 도착하자마자 게시판을 한 번씩 확인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다른 청강생 혹은 교환 학생들은 지도 교수의 연구실에서 자리를 배정받는 것 같은데, 이 역시 지도 교수의 재량인 것 같다. 나는 배정받은 연구실이 따로 없었다.
 
이 외의 다른 학업 생활과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지 공학부 과사무실 혹은 국제 행정부에 가서 물어보았다. 항상 친절하게 응대해주시고, 국제 행정부 담당 선생님들의 경우 영어도 유창하게 하셨기 때문에 묻고 답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 써클 활동
 
봄 학기가 시작되는 기간에는 여러 써클의 홍보 활동도 활발하게 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가을 학기가 시작될 때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동아리 홍보 책자나 안내를 받을 수는 없었다. 다만, 서포터를 통해 홋카이도 대학교에도 연극 동아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서울대학교에서도 연극 동아리를 했었기 때문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홋카이도 대학교에서도 연극 동아리를 들기로 했다) 트위터 메시지로 연락을 보내서 가입하게 되었다. 써클마다 또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내가 들었던 연극 동아리는 교환 학생이 간혹 몇 명 있지만, 많이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다들 두 팔 벌려 환영해주었고 일본어가 서툴러도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해주었기 때문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3) 생활 팁
 
- 교통
 
봄 또는 여름 학기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고, 가을 혹은 겨울 학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나는 자전거를 구하지 않고 계속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학교와 시내를 오고 다녔다. 매번 교통 카드에 돈을 충전하거나 현금을 쓰기가 너무 번거로워서 나는 아예 3개월짜리 정기권을 끊어서 썼다. 정기권은 여러 종류가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시덴(전차)은 전 구간을, 지하철은 5개의 역 정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정기권을 구입했다. 굉장히 편리했다.
 
- 준비물
 
일본에 올 때 어떤 것을 챙겨와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홋카이도의 겨울이 춥다고 해서 걱정도 했지만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기장판이나 핫팩은 챙기지 않았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추위는 강력하기에 핫팩 정도는 챙겨오는 것을 추천한다. 눈이 정말 많이 와서 땅이 얼면 발이 정말 시려서 부착용 핫팩을 신발에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또, 일본은 현금을 정말 많이 쓰기 때문에 동전이 생기거나 동전을 쓸 일이 많다. 그러므로 동전 지갑을 사는 것이 좋다. 아니면, 동전 지갑이 부착된 장지갑을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도 동전 지갑을 하나 가져와서 정말 유용하게 잘 썼다. 또, 일본에는 한국과 같이 두껍고 뽀송뽀송한 재질의 수건이 많이 없다. 있다고 해도 행주처럼 얇은 느낌의 수건뿐이다. 따라서 두꺼운 수건을 한국에서 많이 챙겨오면 좋다.
 
- 음식 / 술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이왕 일본에 왔으니'라는 생각으로 외식을 자주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특히 삿포로의 경우는 관광 도시이기 때문인지 외식을 한 번 하면 돈이 꽤 많이 나간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저절로 마트에서 장을 본 것들로 요리해서 먹게 되었다. 후시미 기숙사 같은 경우는 부엌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음식을 직접 해 먹는데에도 어려움이 전혀 없다. 또, 식당과 마찬가지로 이자카야와 같은 술집도 자릿세(오토오시)를 항상 내야 해서 은근 비싸다. 하지만 캔맥주 같은 경우는 근처 마트에서 사면 값이 싸기 때문에 이자카야에 가기 부담스러운 날에는 곧잘 마트에서 캔맥주를 사서 먹었다.
 
 
3. 마치며

일본과 한국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는 얘기가 정말 맞는 것 같다. 한국과 얼핏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한국과는 또 다른 일본의 문화나 일본인들의 태도에 대해 감탄한 적도 많았고 놀란 적도 많았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문화와 일본어의 매력에 다시 한번 반할 수 있던 기회였던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일본의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교환 학생으로서 보낸 한 학기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꼭 홋카이도 대학교가 아니더라도 일본으로의 교환 학생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조금이나마 되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대외협력실 관계자분들, 특히 매번 여러 문의 사항으로 귀찮으셨겠지만 친절하게 답변해주셨던 김희선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담당부서국제협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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