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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철도 등 안전 점검… 한국 기업 기술, ‘非파괴 검사’ 국제표준 됐다

  • 작성자

    관리자

  • 등록일

    2023.09.20

  • 조회수

    246

원전·철도 등 안전 점검… 한국 기업 기술, ‘非파괴 검사’ 국제표준 됐다
권동일 ‘프론틱스’ 대표 (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어떤 물체가 튼튼한지 점검하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일부를 떼어내 부숴보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구조물에 손상을 입힐 뿐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우리 기술을 활용하면 구조물을 부수지 않고도 외부에서 압력을 가했을 때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해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 프론틱스가 개발한 비파괴 검사 기술이 지난달 국제 표준으로 제정됐다. 원전, 철도 등 시설물 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이 기술은 2019년 국제표준안으로 제안된 후 5년간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술위원회의 논의와 검증을 거쳤다. 프론틱스 권동일 대표는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미국, 일본 등 비파괴 검사 기술 선진국의 견제가 있었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가치를 증명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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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괴 점검 기기 업체 프론틱스의 권동일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자사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권 대표는 지난해 20여 년의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프론틱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핵심인 비파괴 점검 기술은 2000년 서울대 연구실에서 태어났다. 당시 권 대표는 박사후 과정생 2명과 함께 프론틱스를 창업했다.

프론틱스의 제품은 세라믹 소재의 뾰족한 침인 ‘압입자’로 철도, 파이프 등 구조물을 눌러 강도와 경도, 잔류 응력(사전 가공이나 열처리를 한 재료의 내부에 생긴 힘) 등을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비파괴 기술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구조물의 분자 간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다시 강도로 환산하는 식이다. 반면 프론틱스 제품은 엑스레이에 비해 작고 가벼운 데다 측정 시간이 5분밖에 걸리지 않아 작업자가 현장에서 바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이미 국내에서는 원전 점검 등 현장에 투입됐다”고 했다.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더 큰 난관이었다. 권 대표는 “우리 기술이 2018년 미국 기계학회 기술 규격으로 등재된 이후 바로 ISO 인증을 시도했지만 미국과 일본 비파괴 검사 기업들의 견제로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아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다.

프론틱스는 지난해 미국 파이프라인 및 유해 물질 안전관리국(PHMSA)이 매년 발간하는 안전 점검 핸드북에 사명이 직접 언급되면서 매출이 두 배 뛰었다. 권 대표는 “미국의 경우 가스 파이프가 오래되고 길이도 길어 안전 점검이 중요한 이슈인데, 이를 관장하는 PHMSA이 작년부터 비파괴 검사 결과를 인정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고 했다. 비파괴 검사 시장이 커지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도 프론틱스를 모방한 제품을 내놓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권 대표는 “다른 제품들은 구조물의 경도와 강도만 측정할 수 있지만 우리 제품은 구조물에 남아있는 힘인 ‘잔류 응력’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앞으로 거대한 시설물뿐 아니라 반도체 등 소형·정밀 제품의 강도도 점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3/09/20/PSUAAM4BEFGJLPT2X4LLIDTY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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