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내 연구진, 자성 나노나선 구조로 상온서 전자스핀 조절 성공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25.09.09
조회수
280
[연합뉴스] 국내 연구진, 자성 나노나선 구조로 상온서 전자스핀 조절 성공
고려대·서울대 연구팀 "키랄 금속 자성체 개발…스핀트로닉스 한계 돌파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외부 자기장이나 극저온 장치 없이도 전자의 스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키랄(chiral) 자성 나노나선' 구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스핀을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 킬랄 자성 나노나선의 모식도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금속 이온을 환원시킬 때 입자 결정화 과정에서 키랄 분자를 첨가, 금속 입자 표면에 흡착돼 나선의 꼬인 방향을 오른쪽, 왼쪽 키랄 방향으로 조절했다. [고려대·서울대 연구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려대 김영근 교수팀(제1 저자 전유상 박사, 정은진 연구원)과 서울대 남기태 교수팀은 5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자성 키랄 나선구조를 만들고, 상온을 포함한 넓은 온도 범위에서 스핀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핀은 전자가 갖는 고유한 자기적 성질로, 양자역학적으로 업(↑)과 다운(↓) 두 상태를 가지며,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기술은 두 가지 스핀 상태를 제어하고 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핀트로닉스는 더 빠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데이터 저장과 논리 소자가 가능하고, 전류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가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자성메모리(MRAM) 등 차세대 정보소자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스핀트로닉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자의 스핀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금속 결정화 과정을 전기화학적으로 조절해 '키랄 자성 나노나선 구조'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소량의 키랄 유기분자(신코닌과 신코니딘)를 도입해 나선이 원하는 방향으로 꼬이도록 유도한 것이다.
키랄은 오른손과 왼손처럼 거울대칭으로 방향이 반대여서 이동이나 회전으로는 겹칠 수 없는 분자 구조로, 완전히 똑같은 원자들로 구성돼 있어도 완전히 다른 특성을 나타내게 된다.
연구팀이 만든 키랄 자성 나노나선 구조는 특정 방향 스핀만 잘 통과시키고 반대 방향 스핀은 막는 것으로 실험에서 입증됐다.
연구팀은 이는 3차원 나노나선 구조의 회전성만으로 스핀을 선택적으로 걸러내고 이동시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라며 자성 나노나선의 본래 자성 덕분에 이 구조를 통과한 스핀은 상온에서도 멀리 이동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노나선이 회전하는 자기장 속에서 스스로 전압(기전력)을 만들어내는 성질을 이용해 키랄성을 정량적으로 확인하는 새로운 방법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김영근 교수는 "자성체는 그 자체로 전자의 스핀을 정렬하는 능력이 있어 키랄 구조에 의한 스핀 흐름 조절이 가능하다"며 "이 연구로 그동안 이론과 실험으로 보고된 키랄 스핀트로닉스 원리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남기태 교수는 "유기물과 달리 금속의 경우, 나노스케일에서 키랄성을 제어하는 것은 중요한 과학적 난제"라며 "이 연구는 분자를 이용한 나선의 꼬인 방향성을 제어한 최초의 결과"라고 의의를 밝혔다.
▲ 고려대·서울대 연구팀
(왼쪽부터) 고려대 김영근 교수, 정은진 연구원, 전유상 박사, 서울대 남기태 교수. [고려대·서울대 연구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출처 : Science, Young Keun Kim and Ki Tae Nam et al., 'Spin-selective transport through chiral ferromagnetic nanohelices', https://doi.org/10.1126/science.adx5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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