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논문 속 신소재 찾아냈다...서울공대 장호원 교수팀, 고온 안정 무연 유전체 개발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26.08.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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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논문 속 신소재 찾아냈다...서울공대 장호원 교수팀, 고온 안정 무연 유전체 개발
- 448편 논문에서 1,202건 데이터 구축…약 1억5천만 개 가상 조성 탐색해 후보 소재 선별
- 송관우 석박사통합과정생, 데이터 구축부터 AI 모델 개발·후보 선별·실험 검증까지 연구 전 과정 주도
- 차세대 MLCC·전기차 전자부품용 소재 개발 활용 기대
-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 멀티모달 문헌 마이닝으로 구축한 데이터와 물리 지식을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이 방대한 무연 유전체 조성 공간을 탐색하고, 후보 소재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형상화한 이미지.
논문 수백 편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읽고 분석해, 고온에서도 성능이 안정적인 새로운 무연 유전체를 찾아냈다. 기존의 시행착오 중심 소재 탐색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재료공학부 장호원 교수 연구팀이 논문 속 데이터와 물리 기반 머신러닝을 결합해 무연 유전체를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송관우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연구 전반을 주도했으며, 김영민 석박사통합과정생과 김재현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유전체는 전기가 바로 흐르지 않도록 막으면서 전하를 저장하는 절연 소재로, 스마트폰과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핵심 재료다. 유전율이 높을수록 같은 크기의 부품으로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으며, 높은 온도에서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실제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 본문·표·그래프에 분산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멀티모달 문헌 마이닝'과 물리 기반 머신러닝을 결합해, 목표 성능을 만족할 가능성이 높은 조성을 먼저 찾아내는 역설계 기술을 구현했다. 448편의 논문에서 1,202건의 유전 특성 데이터를 구축한 뒤 약 1억5천만 개의 가상 조성 공간을 탐색해 37개 후보를 선별했고, 이 가운데 두 조성을 실제 합성해 높은 유전율과 우수한 고온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전기차와 전력전자, 항공우주 장비처럼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전자기기가 늘면서 온도 변화에도 성능이 안정적인 유전체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온도에 따른 전기적 반응이 비교적 완만하게 변하는 완화형 강유전체(relaxor)는 높은 유전율과 넓은 온도 범위의 안정성을 함께 구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납을 사용하지 않는 조성만 놓고도 원소의 종류와 혼합비에 따라 후보가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워 시행착오 방식으로는 탐색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관련 데이터는 논문마다 본문·표·그래프에 흩어져 있고, 온도·주파수·시료 등 측정 조건도 달라 머신러닝 학습에 바로 활용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여러 논문에 분산된 정보를 하나의 형식으로 통합하고, 실제 존재 가능한 소재만 선별하도록 물리 법칙을 함께 반영한 머신러닝 체계를 구축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해 논문 본문과 표에서 조성과 공정 조건을 정리하고, 그래프를 수치 데이터로 변환해 온도별 유전 특성을 읽어냈다. 이를 통해 448편의 논문에서 1,202건의 조성·공정·유전 특성 데이터를 구축했다. 여기에 원소 조성과 미세구조 등 22개의 물리 지표를 함께 반영해 서로 다른 문헌에 흩어진 정보를 하나의 학습 데이터로 통합했다. 이어 서로 다르게 학습된 30개 머신러닝 모델을 결합해 유전율과 온도 안정성에 관한 세 가지 핵심 지표를 동시에 예측했다. 또한 모델 간 예측의 일치도를 평가해 예측 신뢰도가 높은 후보를 우선 선별하도록 설계했다.
약 1억5천만 개의 가상 조성 공간에 사전에 설정한 성능 목표와 물리·화학 조건을 차례로 적용한 결과, 연구팀은 37개 후보군으로 탐색 범위를 좁혔다. 이후 후보가 가장 많이 남은 조성 계열에서 성분 비율을 정밀하게 조정해 실험 대상 두 조성을 선정했다.
실험 결과 주석(Sn)을 1 mol%와 2 mol% 치환한 두 시료는 상온에서 각각 3,422와 3,307의 높은 유전율을 나타냈다. 소량의 Sn 치환은 유전율을 크게 낮추지 않으면서 온도 안정성을 높이는 절충점을 형성했다. 또한 현재 적층세라믹콘덴서에 널리 사용되는 티탄산바륨(BaTiO₃)과 비교했을 때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높은 유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시료는 적층세라믹콘덴서 국제 규격(X5R·X6R·X7R)의 고온 안정성 기준을 모두 만족했으며, 같은 계열의 기존 문헌 데이터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의 유전율을 기록했다.
*X5R·X6R·X7R: 적층세라믹콘덴서용 유전체가 통상 영하 55℃부터 각각 85℃·105℃·125℃까지 25℃ 기준 유전율 변화율을 ±15% 이내로 유지하는지를 나타내는 온도 안정성 등급
연구팀은 머신러닝의 판단 근거와 압전반응힘 현미경, 라만분광법, 원자분해능 전자현미경 분석 결과를 종합했다. 그 결과 소량의 Sn 첨가가 결정 골격을 넓히고 원자 규모의 전기적 불균일성을 증가시켜 온도 안정성을 높인다는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 (좌) 주석(Sn)을 1 mol% 첨가한 무연 유전체 ‘SNBTS1’과 (우) 2 mol% 첨가한 ‘SNBTS2’의 온도별 성능. 색 실선은 실제 측정값, 검은 점선은 머신러닝 예측값이다. 두 소재 모두 넓은 온도 범위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능력인 유전율을 높게 유지했으며, 예측 결과도 실험에서 나타난 변화 경향을 잘 재현했다. 아래쪽 곡선은 전기 에너지의 손실 정도를 나타낸다.

▲ (좌) 기존 문헌에 보고된 무연 유전체와 이번 연구 소재의 성능 비교. 별표는 주석을 첨가하지 않은 기준 소재(SNBT)와 주석을 각각 1·2 mol% 첨가한 소재(SNBTS1·SNBTS2)를 나타낸다. 오른쪽 위에 위치할수록 높은 유전율과 우수한 온도 안정성을 함께 갖췄음을 의미한다. (우) 이번 연구 소재와 대표적인 유전체인 티탄산바륨(BaTiO₃)의 온도별 유전율 비교. 티탄산바륨은 약 125℃에서 유전율이 급격히 변하는 반면, SNBTS1과 SNBTS2는 넓은 온도 범위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유전율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논문 곳곳에 흩어진 데이터를 AI로 통합·분석해 새로운 소재를 설계하는 연구 방법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이 기능성 산화물과 박막처럼 데이터가 여러 문헌에 분산된 다양한 소재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검증한 무연 유전체는 고온용 적층세라믹콘덴서를 비롯해 전기차, 전력전자, 항공우주용 전자부품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송관우 석박사통합과정생(삼성전기 재직), 김영민 석박사통합과정생, 김재현 박사후연구원, 장호원 교수.
장호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머신러닝으로 성능을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논문에 흩어진 정보를 학습 데이터로 통합한 뒤 물리 법칙과 모델 간 예측의 일관성을 함께 따져 실제 합성 후보까지 좁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제시한 멀티모달 문헌 마이닝과 물리 기반 머신러닝의 결합 전략이 유전체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가 여러 논문과 형식에 흩어져 있어 체계적인 통합이 필요한 다른 기능성 산화물과 박막 소재의 후보 탐색에도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송관우 석박사통합과정생은 문헌 데이터 구축부터 머신러닝 모델 개발, 후보 소재 선별, 실험 검증까지 연구 전 과정을 주도했다. 현재 머신러닝 기반 신소재 탐색 연구를 수행하며 무연 유전체와 MLCC용 신규 조성, 반도체 트랜지스터용 산화물 채널 소재 등 다양한 전자재료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고성능 전자재료와 유전체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장호원 교수 연구팀은 김재현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에서 AI를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텅스텐 단일원자 기반 비귀금속 수전해 촉매를 발굴하고 실험적으로 검증한 바 있다. 해당 연구 역시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GTL25021-230), 한국연구재단(NRF)·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RS-2024-00421181),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 InnoCORE 사업(1.250021.01),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NRF·MSIT)(RS-2024-00405016)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참고 자료]
- 논문명/저널: Machine-learning-guided inverse design of lead-free relaxors enabled by multimodal literature mining
- DOI: 10.1038/s41467-026-74376-3
[문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장호원 교수 / hwjang@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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