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서상우 교수팀, 쉽게 분해되는 mRNA '고리'로 바꿔 세포공장 생산성 높여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26.09.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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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서상우 교수팀, 쉽게 분해되는 mRNA '고리'로 바꿔 세포공장 생산성 높여
- CRESEnT 기술로 선형 mRNA를 원형화해 안정성·단백질 발현 효율 동시 향상
- 대장균·고초균·코리네박테리움에서 검증…유용물질 생산량 최대 2.74배 증가
-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 게재

▲ 미생물 세포 내에서 선형 mRNA를 원형화해 단백질 생산을 높이는 CRESEnT 기술을 형상화한 이미지
쉽게 분해되는 유전정보 전달물질(mRNA)을 미생물 세포 안에서 고리 모양으로 전환해 단백질 생산량을 높이는 합성생물학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서상우 교수 연구팀은 미생물 세포 안에서 선형 mRNA를 원형으로 전환해 mRNA의 안정성과 단백질 생산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합성생물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CRESEnT(Circular RNA Expression for Stable and Enhanced Translation)'로 명명했다.
CRESEnT는 원형화가 일어나지 않는 대조군과 비교해 형광 단백질 생산량을 최대 5.95배, 세포 안의 mRNA 양을 3.95배 높였다. 또한 mRNA 한 분자당 만들어지는 단백질 양도 1.51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대장균뿐 아니라 고초균(Bacillus subtilis),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Corynebacterium glutamicum)에서도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으며, 플라비올린·이타콘산·라이코펜·비올라세인 등 유용물질 생산에도 적용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에 게재됐다.
미생물은 바이오연료와 친환경 화학소재, 의약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세포공장’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식품 조미료와 가축 사료용 아미노산도 연간 수백만 톤 규모로 미생물 발효를 통해 생산된다. 이러한 세포공장의 생산성은 목표 물질을 만드는 효소가 세포 안에서 얼마나 충분히 만들어지는지에 좌우된다.
그동안 유전자 발현을 높이기 위한 연구는 주로 유전자를 읽어내는 시작 단계인 프로모터나 리보솜 결합 부위(RBS) 같은 요소를 조절하는 데 집중돼 왔다. 그러나 단백질 생산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mRNA 자체는 매우 불안정하다. 세균의 mRNA는 진핵세포의 mRNA와 달리 양 끝을 보호하는 캡(cap) 구조나 폴리A 꼬리가 없어 세포 내 RNA 분해효소(RNase)에 노출되기 쉽고, 수명이 수 분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게 분해된다.
이러한 빠른 mRNA 분해는 환경 변화에 신속히 적응해야 하는 자연 상태의 미생물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일정한 환경에서 특정 물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세포공장에서는 설계도인 mRNA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이 생산 효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mRNA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생산성 향상의 중요한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 미생물 세포 내 mRNA 원형화 시스템(CRESEnT)의 개념도
연구팀은 mRNA의 양을 늘리는 대신 ‘모양’을 바꾸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실처럼 양 끝이 열린 선형 mRNA는 말단부터 분해하는 효소의 표적이 되지만, 양 끝을 이어 고리 모양으로 만들면 이러한 분해 경로에 노출되는 정도를 줄일 수 있다.
자연에는 스스로 일부를 잘라낸 뒤 다시 이어 붙일 수 있는 '자가 스플라이싱' 능력을 가진 RNA 조각인 인트론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인트론 조각의 앞뒤 순서를 뒤바꿔 배치해 목표 유전자의 mRNA가 세포 안에서 스스로 양 끝을 이어 원형 구조를 형성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별도의 효소를 추가하거나 시험관에서 별도로 가공하지 않고도 살아 있는 대장균 세포 안에서 mRNA를 원형화했다.
연구팀은 CRESEnT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두 가지 설계 원리도 규명했다. 첫 번째는 비번역 부위(UTR)의 길이다. UTR은 단백질 정보는 담고 있지 않지만 mRNA의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여백 구간이다. UTR이 너무 길면 RNA 분해효소에 노출되는 영역이 늘어나고, 너무 짧으면 인트론이 제대로 접히지 못해 원형화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양쪽 말단의 최적 길이를 찾아냈다. 두 번째는 나뉜 두 인트론 조각이 서로 정확히 결합하도록 돕는 장치다. 서로 맞물리는 지퍼처럼 설계된 짧은 서열을 추가하자 두 조각이 더 효율적으로 결합하면서 원형화 효율이 높아졌다.
최적화된 CRESEnT를 적용한 결과, 원형화가 일어나지 않는 대조군보다 단백질 생산량은 최대 5.95배, 세포 내 mRNA 양은 3.95배 증가했다. 또한 전사를 인위적으로 멈춘 뒤 mRNA의 변화를 추적한 실험에서는 선형 mRNA는 빠르게 감소한 반면 원형 mRNA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단백질 발현량 증가가 RNA 안정성 향상과 관련 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 mRNA 한 분자당 단백질 생산량도 1.51배 증가해, 원형 구조가 단백질 생산 효율 향상에도 기여함을 확인했다.
CRESEnT의 강점은 범용성에 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세기의 프로모터와 리보솜 결합 부위를 조합한 다양한 발현 조건에서도 단백질 생산 증가 효과가 일관되게 유지돼 기존 유전자 발현 조절 기술과 함께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여러 종류의 형광단백질과 약 3.5kb 크기의 대형 유전자에도 적용했으며, 대장균의 여러 균주뿐 아니라 고초균(Bacillus subtilis)과 코리네박테리움 글루타미쿰(Corynebacterium glutamicum)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CRESEnT가 특정 미생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산업용 미생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임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제 유용물질 생산에도 CRESEnT를 적용했다. 대사 경로에 관여하는 효소 유전자를 CRESEnT로 발현한 결과, 천연 색소 물질인 플라비올린 생산량은 2.74배,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로 활용되는 이타콘산은 1.52배, 항산화 소재인 라이코펜은 1.60배, 항균·항암 활성을 지닌 비올라세인은 1.62배 증가했다. 실제 산업용 유용물질 생산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CRESEnT는 고리를 만드는 장치를 유지한 채 내부 유전자만 바꾸는 방식으로 다양한 단백질과 대사산물 생산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의약품과 친환경 바이오소재 등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하는 세포공장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왼쪽부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서상우 교수, 박성준 연구원, 김기호 박사후 연구원
서상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때 전사와 번역 단계에만 주목하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RNA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RNA 위상 공학’이라는 새로운 축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존 합성생물학 도구들과 함께 층층이 쌓아 활용할 수 있어, 미생물 세포공장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살아 있는 미생물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 등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인 박성준 연구원과 김기호 박사는 합성생물학 기반의 유전자 발현 조절 기술과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두 연구원은 향후 RNA 공학 기반 바이오 제조 플랫폼 분야의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C1가스리파이너리 밸류업 사업, 합성생물학핵심기술개발사업, 바이오파운드리 기반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참고 자료]
- 논문명/학회: Programmable in vivo mRNA circularization for enhanced gene expression in bacteria, Nucleic Acids Research (2026)
- DOI: https://doi.org/10.1093/nar/gkag854
[문의]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서상우 교수 / 02-880-2274 / swseo@snu.ac.kr/ @SangWooSeo_S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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