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 배운 도시계획, 몽골과기대로...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다
작성자
대외협력실
등록일
2026.08.31.
조회수
12
서울대서 배운 도시계획, 몽골과기대로...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다
- 몽골과기대(MUST) 도시계획과 엥흐바타르 볼로르체첵 교수, 8월 28일 서울대 공학박사 학위 취득
- KOICA 지원, 서울대-몽골과기대 수행 S-Quad Project 참여 교수 가운데 첫 사례
- 서울대 연구·교육 경험을 MUST 교육과정과 양 대학 공동연구로 확산

▲ 몽골과학기술대학교 엥흐바타르 볼로르체첵 교수가 28일 열린 서울대학교 제80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몽골과학기술대학교(Mongol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MUST)가 추진해 온 공학교육 협력이 첫 박사급 인재 양성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MUST 토목건축대학 도시계획과 엥흐바타르 볼로르체첵(Enkhbaatar Bolortsetseg) 교수가 8월 28일 서울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원하는 ‘몽골과기대 도시계획공학과 설립 및 도시개발 전문인력 역량강화 사업’인 S-Quad Project(Sustainable, Safe, Smart City with SNU) 참여 교수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개인의 학문적 성취를 넘어 한국과 몽골이 함께 추진해 온 도시계획 교육·연구 협력이 구체적인 인재 양성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3년 가을학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설환경도시공학부 박사과정에 입학한 볼로르체첵 교수는 권영상 교수의 지도를 받아 울란바토르의 주택개발과 주거환경 변화를 연구했다. 서울대학교 총장 펠로우십(SNU President Fellowship, SPF)의 지원을 받아 한국에서 생활하며 연구와 학업에 전념해 왔다.
교수에서 다시 학생으로…“연구와 글쓰기에 온전히 집중”
볼로르체첵 교수에게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은 학생을 가르치던 교수가 다시 학생이자 연구자로 돌아가는 시간이었다. MUST에서 교수로 재직할 당시에는 행정업무와 강의를 병행해야 해 하나의 연구 주제를 충분한 시간을 들여 깊이 탐구하기 어려웠다. 반면 서울대학교에서는 연구와 논문 작성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주어졌다. 이는 자신의 연구 관심을 구체화하고 연구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MUST에서 교수로 근무하면서 연구도 수행했지만, 행정업무와 강의 부담 때문에 연구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웠다”며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연구와 글쓰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의 주거환경, 네 가지 개발 유형으로 분석
볼로르체첵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몽골 울란바토르의 포스트사회주의 주택개발 유형별 공간 변화와 주거만족도(Spatial Transformation and Residential Satisfaction across Post-Socialist Housing Development Typologies in Ulaanbaatar, Mongolia)’다. 이 연구는 몽골이 1990년 중앙계획 중심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울란바토르의 주거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고밀·고층 주택이 빠르게 확산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개발 방식이 주거지의 공간적 질과 주민의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을 살폈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한 공간분석과 옥외 편의시설 현장조사, 주민 설문조사를 종합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택개발에 따른 물리적 공간구조의 변화와 현대 주거환경에 대한 주민 만족도, 포스트사회주의 이후 나타난 주요 주택개발 유형의 특성을 유기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울란바토르의 주택개발을 ▲외곽의 미개발지를 활용하는 그린필드 개발 ▲기존 주거지의 빈 공간을 활용하는 인필 개발 ▲옛 산업지역 재개발 ▲전통 주거지인 게르 지역 재개발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개발 유형마다 녹지와 공공공간, 기반시설 여건이 다른 만큼 하나의 획일적인 방식으로 주택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특히 기존 마이크로디스트릭트 안에서 이뤄지는 인필 개발은 주택 공급량뿐 아니라 녹지와 공공공간의 감소, 기반시설에 가해지는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개별 사업부지와 주택 공급량에 집중하는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생활권 또는 근린 단위의 종합적인 계획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용 개발밀도를 녹지·공공시설·기반시설의 공급 수준과 연계하고, 입주 이후에도 주거환경과 주민 만족도를 지속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넘어 한국 생활의 기반이 된 서울대 총장 펠로우십 장학금(SPF)
볼로르체첵 교수가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울대학교 총장 펠로우십이 있었다.
SPF 장학금은 개발도상국 주요 대학의 교원이 서울대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자국 대학의 교육과 연구 발전에 기여하도록 지원하는 장학제도다. 학비와 생활비뿐 아니라 한국어 교육, 보험, 장학생 간 교류 등 유학생으로서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SPF는 한국어 교육과 보험, 몽골인 교수들과의 네트워크 등 여러 측면에서 도움을 줬다”며 “서울대학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교직원과 소통할 때도 배운 한국어가 도움이 됐다. 장학금 외에 제공된 다양한 지원이 실제 한국 생활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슷한 배경을 지닌 몽골인 교수들과의 교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학업을 이어가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됐다. SPF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유학생의 학업과 생활을 함께 뒷받침하는 제도로 기능한 것이다.
도시설계 스튜디오 수업에서 배운 한국의 도시계획 교육
서울대학교에서의 교육 경험은 볼로르체첵 교수가 도시계획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MUST에서 설계 스튜디오 수업을 주로 담당해 온 그는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에서 도시설계 스튜디오 세 과목을 수강하며 한국의 도시계획 및 설계 사례와 발전된 기술을 직접 접했다. 여러 참여자가 함께 도시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협업형 스튜디오 수업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스튜디오 교육 경험은 볼로르체첵 교수가 향후 MUST에서 담당할 학부와 대학원 설계 수업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한국의 사례를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몽골의 도시 여건과 교육환경에 맞게 재구성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실제 도시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한 공간을 넘어 연구에 몰입하는 ‘연구실 문화’
볼로르체첵 교수는 서울대학교와 MUST의 가장 큰 교육환경 차이 가운데 하나로 ‘연구실 중심의 연구 문화’를 꼽았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생들은 연구실을 기반으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필요한 시설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며 동료 학생 및 교수와 지속해서 연구 방향을 논의한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이러한 환경이 개별 학생의 연구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문공동체를 형성한다고 평가했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연구실이 있다는 것은 학생들이 학업과 연구에 집중하면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연구시설을 활용하고 동료들과 서로 배우며, 필요할 때 교수와 연구에 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연구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었던 점도 연구 수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몽골에서는 상당수 대학원생이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어 연구에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기 어렵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장기적으로 MUST에도 학생들이 연구에 몰입하면서 교수 및 동료들과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연구실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도…후속 유학생을 위한 제언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에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체류하기 위한 비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수강할 때도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 했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번역 프로그램과 ChatGPT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한국어 강의를 이해하고 학업을 이어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에게 가족 비자 발급 비용과 절차, 수업별 사용 언어 등에 관한 정보를 더욱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의견이지만, 향후 서울대학교와 MUST가 교수·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언이기도 하다.
S-Quad Project, 교육과 연구를 잇는 인재 양성 성과로
S-Quad Project는 서울대학교와 MUST가 KOICA의 지원을 받아 몽골의 도시계획 교육·연구 기반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MUST에 새로운 도시·지역계획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교수 역량 강화, 교육과정 개발, 학생 양성, 양 대학 간 학술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학과가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를 이끌 교수진의 역량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 볼로르체첵 교수의 박사학위 취득은 교수의 성장이 강의와 학생 지도, 후속 연구자 양성으로 이어지는 교육의 선순환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대학교에서 축적한 연구 경험과 교육 방법이 MUST의 학부·대학원 교육에 적용되면, 그 성과는 한 명의 박사학위 취득을 넘어 학과와 학생, 나아가 몽골 도시계획 분야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 엥흐바타르 볼로르체첵 교수가 28일 서울대학교 제80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가족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에서의 배움을 MUST의 교실과 몽골 대학의 역량으로
볼로르체첵 교수는 학위 취득 후 MUST로 돌아가 학부와 대학원의 디자인 스튜디오 수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구 방법과 연구 수행에 관한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경험한 연구실 문화와 프로젝트 기반 교육, 동료 학습의 장점을 MUST의 여건에 맞게 적용해 학생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몽골로 돌아가 학부와 대학원의 디자인 스튜디오 수업을 담당하게 돼 기쁘다”며 “대학원생들에게 연구와 관련된 강의를 제공하고, 앞으로도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연구진과의 관계도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볼로르체첵 교수는 지도교수인 권영상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학교 연구자들과 교류를 이어가며 공동연구의 가능성을 넓혀갈 계획이다. 양국의 교수와 학생이 몽골의 도시계획과 도시 기반시설 문제를 함께 연구한다면 학술적 성과를 현지의 정책적 필요와 연결하는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볼로르체첵 교수의 학위 취득은 대학 교원에 대한 장기적인 교육 투자가 대학과 국가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SPF의 지원을 받은 교수가 연구자로 성장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본국의 교육과 연구, 학생 지도에 활용하면, 그에게 배운 학생들은 다시 몽골의 도시문제를 해결할 전문가와 후속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다.
지난 28일 받은 박사학위는 볼로르체첵 교수에게는 학업의 결실이지만, MUST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이다. 지도교수와 박사과정생으로 시작된 권영상 교수와의 학문적 관계도 앞으로 한국과 몽골의 도시문제를 함께 연구하는 동료 연구자의 관계로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축적한 배움이 몽골의 강의실과 연구 현장으로 전달되고, 그곳에서 성장한 학생들이 다시 몽골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선순환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
[문의]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연구조교수 임다혜 / dahye72@snu.ac.kr
담당부서대외협력실
전화번호880-9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