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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그램 후기

[교환학생] 덴마크 Aalborg University (AAU)

  • 작성자

    이주원

  • 등록일

    2017.08.20.

  • 조회수

    2573

교환학생 활동보고서
 
2017년 1학기 덴마크 Aalborg University
전기정보공학부 이주원
 
저는 2017년 2월부터 6월까지 덴마크 올보르 대학교의 Robotics 학부에서 공부했습니다. 서울대에서 덴마크로 간 교환학생이 저 뿐임은 물론, 그 과에 교환학생도 저 혼자라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혼자 외국으로 떠난 것도, 자취 생활도 처음이어서 공부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복지 국가로 유명한 덴마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찰하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각 나라의 문화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덴마크에 있는 동안 한국어를 쓸 일이 전혀 없었고 팀 프로젝트와 보고서 작성, 구술 시험, 발표까지 다 영어로 하다 보니 영어실력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1. 학업
올보르 대학교는 서울대학교 및 다른 일반적인 한국 대학교들과 교육 방식이 많이 달랐습니다. 매 학기 시간표가 정해져 있고, 한 학기 전체 학점의 반이 팀 프로젝트였어요. 각 조마다 작업실처럼 쓸 수 있는 그룹 룸이 배정되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강좌들의 경우 강의를 1-2시간 한 후에 그룹 룸에서 조원들과 exercise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조교님이 돌아다니면서 질문을 받습니다. 보통 교환학생들은 교실에서 소외되기 싫은데 이렇게 그룹 위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덴마크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주어진 exercise 문제에 대해 영어로 토의하는 것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Robotic Sensing과 Robotic Perception이라는 강좌를 수강했고 프로젝트는 Sensing the Surroundings였습니다. 저희 조가 맡은 주제는 Brain Wave Control으로, 뇌로부터 전기 신호를 받아 로봇 팔을 제어하는, 목 아래로 마비된 spinal cord injury 환자들을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아직 진행되고 있는 연구 중 하나고 학부생 수준으로는 어려워서 많이 축소시키고 간단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결과물로 실제로 움직이는 로봇과 60쪽짜리 보고서를 보니 뿌듯하네요. 그동안 학부 다니면서 페이퍼를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올보르 대학교에선 리뷰나 논문을 reading material로 많이 제공해줘서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시험은 1시간동안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프로젝트 supervisor의 질문을 받는 방식입니다. 시험 시간은 3시간 정도로 길었지만 중간에 쉬는 시간도 주고 그렇게 학생들을 긴장시키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Robotic Sensing 기말 시험은 평범하게 written exam이었지만 Robotic Perception은 oral exam이었는데, 토픽을 고르고 15분 동안 그 토픽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수님의 질문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보던 시험들과 같이 실수할 위험이 많지 않고 학생이 얼마나 개념을 잘 이해했는지 보는 시험이라 공평해 보였어요. 원하면 설명하는 도중에 그림을 그리거나 수식을 쓸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굉장히 바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덴마크 문화가 개인 시간을 존중하고 사람들이 한국처럼 치열하게 살지 않아서 대학 와서 거의 처음으로 쫓기지 않는 공부를 했습니다. 학기 도중 외국으로 여행 갈 기회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있었어요. 수업은 늦어도 5월 초에 다 끝나고 그 후부터는 팀 프로젝트를 하고 기말 시험을 봅니다.
 
2. 생활
저는 올보르 대학교의 세 캠퍼스(올보르, 코펜하겐, 에스비에르) 중 올보르 캠퍼스에서 공부했습니다. 코펜하겐은 수도라서 볼거리가 많고 편하긴 하겠지만 숙소를 구하기도 어렵고 방값이 비싸다고 하고, 에스비에르는 너무 작은 도시라 올보르가 딱 적당한 것 같아요. 사실 올보르도 덴마크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도시지만 11만 명밖에 안 되는 한국 기준으로는 거의 시골이라 불릴 만한 도시입니다. 그래도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라서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살고 북유럽은 거의 어딜 가나 영어가 잘 통해서 생활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어요. 시내에도 필요한 건 다 있습니다. 제 생각엔 덴마크어는 따로 배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긴 한데 신청하면 한 달 후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반년 동안만 지내는 건데 굳이 시간 내서 수업을 듣기보다는 여행을 다니거나 쉬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북유럽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지만 인건비가 안 들어가는 경우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더 쌀 때도 있습니다. 외식비랑 머리 자르는 비용은 확실히 비싸요. 저는 그래서 주로 마트에서 재료 사서 요리해 먹었습니다. 요리를 거의 못하는 상태로 갔지만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네요. 최저시급이 2만원이 넘는 걸 생각하면 물가가 비싸지 않고 살기 좋은 나라에요. 학식도 먹을 만하고 가격은 5-6천원입니다. 음식을 맘대로 담은 후 무게를 잰 후 가격을 매겨서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네요.
덴마크엔 공원 및 녹지가 많고 교환학생 생활도 여유로워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쉴 수 있었어요. 치안도 한국에 비하면 아주 좋습니다. 잠금장치도 하나밖에 없고 2층인데 방범창도 없어서 처음엔 여기서 혼자 살기엔 위험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평화로운 동네에요.
 
3. 교통
덴마크는 자전거의 나라지만 저는 자전거를 따로 구입하진 않았어요. 티머니 비슷한 충전식 교통카드를 사서 버스 타고 다녔어요. 버스를 매일매일 탄다면 monthly pass를 구매하는 것도 좋아요. 자전거 없어도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버스비는 한국의 1.5-2.5배 정도에요. 자주 탈수록 교통카드에서 나가는 금액이 싸집니다. 올보르에 지하철은 없어요. 버스 배차간격은 보통 15분, 주말엔 30분이라 버스 시간표를 잘 봐야 합니다. 밤에도 야간버스가 다녀요.
올보르에 공항이 있긴 하지만 큰 도시가 아니라서 다른 나라 여행할 땐 거의 대부분 환승을 해야 했습니다. 주로 코펜하겐이나 암스테르담에서 환승을 하지만 일정을 잘 맞추면 런던,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까지 직항을 구할 수도 있어요.
 
4. 숙소
숙소를 신청할 때 위치를 대략적으로라도 정할 수 없다는 게 불편합니다. 위치는 크게 시내, 메인 캠퍼스 근처, 그 중간으로 나뉘는데 저는 시내와 메인 캠퍼스 중간으로 배정됐습니다. 메인 캠퍼스 근처에 숙소가 배정됐더라도 수업을 시내 캠퍼스에서 할지 메인 캠퍼스에서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라 애매해요. 가장 큰 문제는 IAO(international accommodation office)의 일처리입니다. 저는 덴마크에 도착해서 숙소 열쇠를 받으러 IAO에 찾아가서야 제가 배정받은 숙소가 레노베이션을 해야 해서 바로 입주를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그래서 IAO측에서 임시로 2주간 지낼 수 있는 숙소를 마련해 주긴 했지만 아주 오래되고 깨끗하지도 않은 숙소였습니다. 주변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니 청소가 깨끗하게 잘 되어있는 숙소가 그리 많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게다가 이사와 집안 대청소를 두 번이나 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런드리 카드도 바로 주지 않아서 그 집을 떠나기 며칠 전이 돼서야 세탁기를 쓸 수 있었습니다. 원래 배정받은 숙소로 이사하고 나서도 문제는 계속 생겼습니다. 벌레가 하루에 최소 한 마리는 나오는 집이었어요. 많으면 하루에 네다섯 마리까지도 나왔습니다. 결국 IAO에서 소독하는 사람을 보내줬지만 그냥 약을 분무기로 뿌리는 정도였고, 약 뿌린 후 2주가 지나면 벌레가 사라진다고 했지만 벌레는 계속 나왔습니다. 양은 좀 줄어들었지만요. 그래도 계속 벌레가 끊임없이 나오자 저는 다시 IAO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는데, 더 이상 뭔가 해주길 싫어하는 눈치였어요. 제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청소를 하고 창문은 거의 하루 종일 열어놓는다고 해도 계속 청소와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자꾸 다른 직원에게 일을 맡겨서 제가 매번 새로운 직원을 만날 때마다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했어요. 벌레의 생김새, 빈도, 그동안 IAO에서 어떻게 조치를 취했는지, 벌레 사진 등을 몇 번을 반복해서 말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두 번째 숙소는 깨끗했지만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이 15분을 걸어야 나타나고, 가장 가까운 ATM은 2km를 걸어가야 있고, 부엌이 너무 오래돼서 제가 덴마크를 떠나기 직전엔 전기스토브가 고장이 났는데 수리기사가 이건 85년도에 만들어진 거라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정전이 된 적이 있는데, IAO의 오피스아워는 오후 1시부터 3시고 제가 사는 아파트의 오피스아워가 오전 10시부터 11시라서 밤에 정전이 되고 다음날 IAO를 오후에 찾아갔더니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연락이 안돼서 그 다음날까지 이틀을 정전된 채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IAO에서는 저보고 왜 아침에 오지 않았냐고 했어요. 오피스아워는 오후가 맞지만 출근 시간은 오전 8시니 급한 일은 아침에 찾아가도 되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런 사전 공지는 없었어요. 그 외에 화장실 세면대 물이 너무 천천히 내려갔고, IAO에서 숙소에 제공해야 하는 물건들 중 하나를 빼먹어서 제가 다시 요청해야 했던 것 등 자잘한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올보르 캠퍼스로 교환학생을 가실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arrival day 때 IAO에서 숙소 열쇠와 주소를 줄 때 와이파이 비밀번호, 런드리 카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주소와 오피스아워,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세요. 관리사무소와 연락이 돼야 정전 같은 급한 문제는 IAO를 거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런드리 카드도 열쇠와 같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그래도 손빨래를 많이 하지 않으려면 얼른 달라고 재촉하는 게 좋겠죠.
숙소는 대부분 매우 넓고, 저는 private으로 신청했는데 숙소가 기숙사가 아닌 일반 아파트였어요. 이웃들 중에 학생들도 있고 일반 주민들도 있습니다. 조용하고 근처에 녹지가 많은 건 좋았습니다. 부엌과 화장실도 혼자 쓰니까 편했어요.
 
5. 기타
덴마크는 교환학생들한테도 의료보험이 무료입니다. 의료보험 카드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면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예약은 필수입니다.
I-life라는 국제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와 여행을 기획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저는 여길 통해서 덴마크 레고랜드와 Skagen 여행을 다녀왔는데 관광버스를 빌려서 가는 거라 편하고 학교에서 지원을 해줘서 돈도 얼마 안 내도 돼서 좋았어요.
 
숙소 문제에 대해서 길게 썼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습니다. 제 인생에 언제 또 이렇게 평화롭게 공기 좋은 곳에서 여유롭게 스스로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면서 지낼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겠어요. 덴마크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고 주변 유럽 국가들 여행도 다니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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