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된 허구(Nested Fictions)
참가 부문
학과
건축학과
팀명
이주형
신청자 이름
이주형
서울 경희궁 일대는 역사와 허구가 극명하게 충돌하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20년 전 복원된 궁궐, 일제강점기 지어진 방공호, 궁궐지 위에 지어진 서울역사박물관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경희궁을 원형대로 복원하고자 하나 사료 부족과 궁궐지에 들어선 건물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희궁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방공호와 서울역사박물관을 철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경희궁지에 개방형 수장고 시설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금단의 영역에 속하던 수장고는 공공에 개방된다. 수장고들의 형식은 허구적이다. 수장 공간들은 도서관, 키오스크, 창고, 사일로의 형식을 띠는데 이러한 허구적인 형식들은 유물을 보관하고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수장고들을 이루는 기둥들의 배치는 과거 경희궁의 배치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역사는 허구적 형식 속에, 허구적 형식은 다시 역사적 형식 속에 담기는 이중의 의미 구조가 완성된다. 경희궁의 원형은 복원되지 않지만 그 형식은 수장고를 담아내면서 복원된다. 수장 공간들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이어지기에 박물관은 증축된다. 지하의 방공호는 수장고와 궁궐을 계단으로 연결하며 지상으로 드러난다. 이 프로젝트는 경희궁의 복원으로도, 서울역사박물관의 증축으로도, 방공호의 리노베이션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경희궁지와 같이 역사와 허구가 뒤섞인 곳에서 건축은 이 둘을 매개하고 교차시키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리쾨르에 의하면 역사와 허구는 둘 다 이야기로 구성되기에 구조적으로 동일하다. 그렇기에 역사만 보존의 대상인 것도 아니고, 허구만 배척의 대상인 것도 아니다. 도심 속에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문화유산들과 더불어 역사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유산들도 산재해 있다. 건축은 무엇이 역사인지 정의내리는 작업이 아니라, 역사와 허구를 엮어내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 쓰기’와 같은 작업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원형 복원 담론에서 벗어나, 이야기 쓰기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제안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담당부서학생행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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