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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설계축전 공모작

그럼애도, 어디애도 (건축설계)

  • 참가 부문

  • 학과

    건축학과

  • 팀명

    최준호

  • 신청자 이름

    최준호

그럼애도, 어디애도 (건축설계)

현충원은 국가적인 ‘애도하기’를 정의함으로써 국민을 만든다. ‘국민’은 누구를 애도해야 하는가, 언제 어디서 애도해야 하는가, 애도는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가. 국민국가 형성 이후 현충원에서 반복적으로 수행된 국가적 애도 행위는 이에 대한 답을 국민에게 각인시킨다. 현충원이 만드는 ‘국민’은 ‘순수한 애도’를 수행한다. 그리고 ‘순수한 애도’는, 합동분향소 앞에서 실패한다. 국가의 균열과 모순을 드러내는 죽음들이 발생한다. 보호받지 못한 죽음들은 그 균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국가가 마련한 국민적 애도하기의 장소인 합동분향소에서 이러한 질문들은 허용되지 않았고, 역설적으로 애도하기에 실패했다. 애도는 죽음에 대해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모든 과정이다. 그래서 애도는 정치적이다. 애도의 정치적 가능성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애도할 수 있다. 현충원이라는 국민만들기 장치에서 국가에 대해 질문하는 애도하기의 수행을 통해, 국가가 죽음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대해 다시 질문한다. 영속적인 국가 애도의 공간에, 임시적으로 다루어지던 애도들이 모인다면, 그것은 현충원의 견고함을 풀어버리는, 작은 균열의 형태로 등장할 것이다. 이 작업은 기존의 질서 위에 새로운 것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질서에 균열을 내면서 전체 구조를 분해하는 작업이다. 현충원의 묘역마다 조성된 경직된 해자를 통해 흐르던 물은, 상징물로 가득 찬 공간에 도달한 후 마음대로 퍼져나가면서 곳곳으로 균열을 만든다. 균열들은 물의 흐름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영속성의 장소들을 변화하고 축적되는 장소들로 바꾼다. 애도하기는 이 균열들을 중심으로 수행된다. 균열의 물줄기는 현충원의 땅에 스며들며, 강한 질서를 만드는 바닥과 상징물들을 허물어낸다. 그 주변으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지점들이 생기면, 그곳의 땅 높이를 일부 낮추어 낮은 공간들을 만든다. 국민들은 각자의 거리, 각자의 시간에 맞추어 따로, 또 같이 애도를 수행하며,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묻는 애도하기를 통해 국가만들기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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